'하트시그널'이라는 이름만으로 설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하트시그널5 시청률은 0%대, 온라인 반응은 거의 없다. 악플도 없다는 게 더 문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3년 만에 돌아온 원조 연프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TF초점] 시청률도 '0', 화제성도 '영'…'하트시그널5', 뭐가 문제일까

채널A '하트시그널'은 2017년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4까지 꾸준한 인기를 이어온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다. 시그널 하우스에 함께 사는 남녀의 감정선을 관찰하고 최종 커플을 추리하는 구성으로, 앞선 시즌들은 2%대 이상의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 4월 '젊음'과 '변화'를 내세우며 3년 만에 돌아온 시즌5는 첫 방송 0.6%로 출발해 8회가 지난 지금도 0.4~0.6% 사이를 맴돌고 있다. 심지어 같은 날 시작해 먼저 종영한 '돌싱N모솔'보다도 시청률이 낮았다.


시청률보다 더 뼈아픈 것 – 화제성이 없다

연애 프로그램은 초반 시청률이 낮아도 온라인 반응이 살아있으면 얼마든지 역주행할 수 있다. 한 장면이 소셜 미디어를 타고 퍼지고, 커플 조합이 커뮤니티를 달구면 프로그램은 다시 주목받는다. 하지만 하트시그널5는 그 불씨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다음 회가 기다려지는 장면도, 알고리즘을 타는 숏폼 영상도 아직 뚜렷하게 없다. 시청률 부진보다 더 무서운 건 화제성 부재다. 반응 없는 프로그램은 고칠 방향조차 잡기 어렵다.

이유는 단순히 프로그램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다. 요즘 연애 예능 시장은 빠르고 직관적인 감정 표현에 익숙해진 시청자로 가득하다. 자극적인 구성과 즉각적인 감정 충돌에 이미 길들여진 상황에서, 하트시그널 특유의 정적이고 느린 템포는 낭만보다 지루함으로 읽힌다. 고자극의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사람에게 정갈한 한식 한 상을 내놓은 격이라고 할까.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과거 시즌들과 비슷한 '하트시그널5' 특유의 느린 연출이 시청률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채널A

셀프톡 도입했는데 오히려 '하트시그널다움'이 사라졌다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이번 시즌에는 '셀프톡(Self Talk)' 시스템이 새로 들어왔다. 출연자가 직접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감정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반응은 엇갈린다.

하트시그널의 핵심 재미는 출연자의 감정을 시청자가 직접 추리하고 해석하는 데 있었다. 셀프톡이 그 공간을 없애버리면서, 오히려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희석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빠른 감정 전달을 위해 도입한 장치가 하트시그널만의 매력을 갉아먹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이도저도 아닌 중간 어딘가에 걸려 있다는 평가가 이유 없는 말이 아니다.

'하트시그널5' 출연진 개개인의 매력과 패널들의 진부한 리액션 역시 시청자들을 끌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채널A

진짜 사랑 찾으러 나온 건지 – 출연자 진정성 문제

매 시즌 반복되는 얘기지만, 이번엔 더 직접적으로 발목을 잡았다. 하트시그널의 구조는 출연자가 진짜 연애를 하고 있다는 믿음 위에서 작동한다. 그 믿음이 흔들리면 시청자의 과몰입도 함께 무너진다.

이번 시즌에는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패션 모델 등 이미 인플루언서에 가까운 이미지를 가진 출연자들이 등장했다. 물론 이들이 진심으로 새로운 인연을 찾으러 나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방송 이후의 유명세를 위해 출연한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그 의심이 생기는 순간 프로그램의 몰입도는 급격히 낮아진다.

강렬한 캐릭터의 부재도 거론된다. 앞선 시즌마다 아련하고 기억에 남는 인물이 한 명씩 있었다. 그 캐릭터를 중심으로 감정 흐름이 모이고, 시청자들이 그 사람의 선택에 일희일비했다. 중간에 투입된 메기 출연자들도 판을 뒤흔들 만한 존재감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그런 중심점이 보이지 않는다.

'하트시그널'이 다시 '원조 연프'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필요하다. /채널A

결국 하트시그널5 부진은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느린 연출이 시대와 맞지 않고, 변화를 시도한 셀프톡은 오히려 정체성을 흐렸으며, 출연자 진정성 문제가 몰입을 막았다. 개별 요소 하나하나는 해결 가능해 보여도, 세 가지가 동시에 작용하면 프로그램 전체의 온도가 차가워진다.

하트시그널이 다시 원조의 자리를 되찾으려면

더 예쁜 시그널 하우스나 완벽한 비주얼의 출연자가 아니라, 지금 시청자가 연애 예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브랜드 IP의 힘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과거의 성공 공식에만 기대다가는 '원조'라는 타이틀도 조용히 잊혀질 수 있다.

이대로 시즌5가 마무리된다면, 하트시그널은 설렘보다 무관심으로 기억되는 시즌을 하나 남기게 된다. 다음 시즌이 있다면 그때는 달라진 시청자의 감각을 읽는 새로운 전략이 먼저여야 한다. 원조라는 이름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매번 다시 증명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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