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을 보기 전에는 솔직히 리바이가 왜 그렇게까지 인기 많은지 잘 몰랐다. 인터넷에서도, 주변에서 진격의 거인을 본 사람들도 하나같이 리바이 병장이 멋있다고 했지만, 사진만 봤을 때는 그냥 “아, 이 캐릭터가 제일 센가 보다” 정도였다.
그런데 3주 만에 진격의 거인을 정주행하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진격의 거인 리바이 인기 이유는 단순히 전투력이 강해서가 아니라, 강함과 슬픔, 츤데레 성격, 동료를 향한 집착 같은 요소가 한 캐릭터 안에 너무 완벽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다.
아래 내용에는 진격의 거인 전체 스포일러와 리바이 결말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리바이가 계속 기억나는 이유
리바이는 멋있는 장면만 가진 캐릭터가 아니다. 모두가 무너지는 순간 가장 먼저 움직이고, 누군가를 구한 뒤에는 늘 자기 몸과 마음을 조금씩 잃어간다. 그래서 강한데도 이상하게 짠하다.
진격의 거인 리바이 인기 이유, 작정하고 멋있게 만든 캐릭터
일단 리바이는 아주 단순하게 봐도 인기 많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작가가 처음부터 인기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 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아할 만한 요소가 거의 몰려 있다. 위기의 순간마다 갑자기 등장해서 주인공들을 구해주고, 병사들이 다 죽어가는 전장에서 거인들을 쓸어버린다. 영화로 치면 모두가 밀릴 때 나타나 판을 뒤집는 캐릭터다. 이런 장면은 설명이 필요 없다. 화면에 나오기만 해도 “이제 살았다”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 전투력만 있는 것도 아니다. 츤데레 같은 말투, 청소에 집착하는 깔끔함, 작지만 압도적인 존재감까지 있다. 강하고 차갑지만, 이상하게 귀여운 틈이 있는 캐릭터라 팬들이 빠질 수밖에 없다. ![]()
리바이 전투신은 진격의 거인에서 따로 기억난다
진격의 거인에는 거인 대 거인 전투도 많고, 조사병단 전체가 움직이는 장면도 많다. 그런데 인간 캐릭터 한 명의 전투신으로 가장 강하게 남는 건 역시 리바이다. 캐릭터 한 명이 거인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보여주는 장면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미카사도 강하지만, 리바이처럼 혼자서 거인을 해체하듯 몰아붙이는 인상은 다르다. 개인적으로 캐릭터 전투신의 임팩트만 놓고 보면 리바이, 미카사, 한지, 히스토리아 순서로 기억에 남았다. 쟝이나 코니도 분명 잘 싸우고 중요한 순간에 서포트를 하지만, 단독 전투 장면의 폭발력은 리바이가 거의 독식한다. 특히 짐승 거인과 맞붙는 장면은 처음 볼 때도 놀랍고, 다시 봐도 손에 힘이 들어간다. 리바이 VS 짐승 거인 액션신 리바이 VS 여성형 거인 액션신
여성형 거인과의 전투도 리바이의 속도감이 그대로 살아난 장면이다. 칼날이 지나가는 방향, 몸이 회전하는 리듬, 거인을 압박하는 방식이 거의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보인다. 전설처럼 회자되는 리바이 VS 케니 액션신은 제작비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화면 밀도가 높다. 막상 보면 “아, 이건 손목이 갈렸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 정도 장면을 하나하나 그린 작화진은 조사병단이 심장을 바칠 때 손목을 바쳤을 것 같다. 리바이에게만 멋진 전투신이 너무 몰려 있는 것 같지만, 다른 캐릭터들까지 전부 리바이처럼 움직이게 만들면 작화진이 먼저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1기부터 3기까지는 주인공보다 리바이를 더 강하게 밀어준다는 느낌도 분명 있었다.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 밉지 않다. 나올 때마다 실제로 장면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진격의 거인 속에서 리바이는 복잡하지 않아서 더 쉽게 마음이 간다
진격의 거인은 절대 선과 절대 악이 뚜렷하지 않은 작품이다. 에렌부터가 땅울림을 선택하는 이유 때문에 많은 논란을 남겼고, 라이너, 베르톨트, 애니 같은 인물들도 처음에는 악역처럼 보이다가 뒤로 갈수록 각자의 사정이 드러난다. 한지, 아르민, 쟝, 코니 역시 후반부로 가면 땅울림을 막기 위해 과거의 동료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모든 캐릭터가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해지고, 동시에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감정이 점점 복잡해진다. 그에 비해 리바이는 목적이 비교적 선명하다. 동료를 지킨다. 엘빈과의 약속을 지킨다. 죽은 자들이 바친 심장을 헛되게 하지 않는다. 복잡한 세계관 속에서 리바이는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처럼 보인다. ![]()
리바이의 과거를 알면 강함보다 선함이 더 크게 보인다
리바이가 더 짠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의 과거 때문이다. 지하 도시에서 자랐고, 어머니를 일찍 잃었으며, 아버지의 존재도 모른 채 살아왔다. 삼촌 케니에게 배운 것도 따뜻한 교육이라기보다 살아남기 위한 싸움에 가까웠다. 이런 환경에서 자랐고, 게다가 리바이처럼 압도적인 힘까지 있었다면 세상을 삐딱하게 보거나 악하게 변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리바이는 끝까지 사람을 지키는 쪽에 선다.
히스토리아가 여왕이 된 이후, 리바이는 고아와 빈곤층을 데려와 돌보는 구제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준다. 자신이 가장 밑바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같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리바이의 선함은 착한 말에서 나오지 않고, 실제로 누군가를 돕는 행동에서 드러난다.
리바이 캐릭터가 눈물 나는 이유, 만년 병장이라는 이상한 현실감
전투력과 츤데레 성격만 보면 리바이는 그냥 멋있는 캐릭터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정주행을 하고 나면 리바이는 자꾸 마음이 쓰인다. 너무 많이 싸웠고, 너무 많이 잃었고, 그런데도 크게 보상받는 느낌이 거의 없다. 먼저 이상하게 슬픈 건 리바이가 30대 후반까지 병장이라는 점이다. 진격의 거인 1기에서는 30대 초반, 4기에서는 30대 후반으로 보이는데, 인류 최강의 병사라는 별명에 비해 직급은 계속 병장이다. 물론 자기 부대가 있고, 작중 위상도 낮지 않다. 하지만 리바이가 단순히 싸움만 잘하는 인물이 아니라 통찰력과 판단력까지 가진 캐릭터라는 점을 생각하면 마음이 좀 이상해진다. 리바이의 판단이 없었다면 104기 캐릭터들 중 상당수는 훨씬 일찍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마지막에는 아르민이 단장이 된다. 심지어 한지는 아르민에게 리바이는 네 부하니까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말한다. 물론 아르민이 단장에 어울리는 것도 맞다. 그래서 더 묘하다.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마음은 괜히 병장님 편을 들게 된다. 게다가 아르민은 1기에서 구 리바이반을 전멸시킨 애니와 가까워지는 듯한 흐름도 있다. 리바이가 엘빈 대신 너를 살려줬는데, 애니랑 그렇게 되는 거냐고 괜히 시청자 마음이 먼저 복잡해진다. 리바이는 자기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괜히 한 번 더 속상하다. 이 작품은 가끔 이런 식으로 사람 마음을 조용히 찌른다.
지크와의 싸움은 이겼는데도 리바이에게 너무 잔인했다
리바이는 지크와의 전투에서 두 번이나 이겼고, 결국 지크를 죽이며 엘빈과의 약속도 지킨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보면 리바이가 완전히 이겼다고 말하기 어렵다. 첫 전투에서는 조사병단이 연막탄을 쏘고 미끼가 되어 리바이가 지크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 승리는 리바이 혼자만의 승리가 아니라, 수많은 병사들의 죽음 위에 만들어진 장면이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지크 때문에 리바이가 아끼던 병사들이 거인화되고, 리바이는 그들을 직접 베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건 리바이에게 거의 고문 같은 전개다.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찢어놓는 방식이다.
지크로 인해 큰 부상을 입고, 결국 장애까지 얻게 되는 과정도 너무 가혹하다. 마지막에 지크가 거의 죽여달라는 듯 리바이를 부르는 장면은 묘하게 허무하다. 분명 약속은 지켰는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걸 이겼다고 해야 하나” 싶은 감정이 남는다. ![]()
동료를 위한 리바이의 희생은 거의 끝이 없다
리바이 활약 장면만 다시 보다 보면 한 가지가 계속 보인다. 그는 정말 자주 누군가를 구한다. 멋있게 등장해서 해결하는 장면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뒤에는 늘 리바이의 몸이 조금씩 망가진다. 여성형 거인과 싸울 때는 미카사를 구하고, 케니와의 싸움이나 땅울림을 막는 과정에서는 쟝도 구한다. 땅울림을 막을 때는 코니를 구하려다가 거인에게 다리를 물리고, 결국 휠체어를 타는 결말로 이어진다.
원작까지 자세히 보면 내가 놓친 장면도 더 많을 것이다. 104기 중 살아남은 인물들은 리바이에게 평생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코니와 쟝은 정말 병장님께 크게 빚졌다. 리바이는 코니를 구하고 다리를 다친 뒤에도 마지막까지 싸운다. 에렌의 입 안으로 뇌창을 쏘아 미카사가 마지막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장면까지 보면, 리바이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인류를 구하는 병사로 남는다.
리바이 결말은 현실적이라 더 오래 아프다
리바이의 결말은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큰 부상을 입고, 눈과 손가락을 잃고, 휠체어를 타고 살아간다. 인류를 구한 영웅이라면 최고급 요양원에서 연금 받고 편히 쉬어도 모자랄 것 같은데, 세계는 이미 너무 망가져 있다. 그럼에도 리바이는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고, 나무 심기 같은 일을 한다. 마지막까지 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미는 쪽에 서 있는 것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전쟁 후에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한 영웅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어이, 너희들...보고 있었나? 아무래도 이게 결말인가보다. 너희가 바친...심장의...” 이 대사가 나오는 순간 진격의 거인 OST까지 깔리면 참기 힘들다. 리바이가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보다, 그가 살아남기 위해 잃어야 했던 것들이 먼저 밀려온다. ![]()
사실 리바이가 인기 많은 가장 큰 이유는 그냥 잘생겼기 때문일지도
지금까지 열심히 전투신, 성격, 과거사, 결말까지 이야기했지만, 사실 가장 단순한 이유도 있다. 리바이는 그냥 잘생겼다. 말투도 좋고, 눈빛도 좋고, 가만히 서 있어도 캐릭터의 분위기가 강하다. 진지하게 분석하다가도 결국 화면에 리바이가 나오면 모든 설명이 조금 무의미해진다. 캐릭터가 잘 만들어졌다는 건 결국 등장만으로도 설득되는 순간이 있다는 뜻이다. 리바이의 인기에는 목소리도 큰 역할을 했다. 리바이 성우인 카미야 히로시는 이미 유명한 베테랑 성우로 알려져 있는데, 막상 애니를 보면 왜 그 목소리가 캐릭터와 잘 맞는지 바로 느껴진다. 진격의 거인은 전체적으로 성우 연기가 좋다. 특히 놀라웠던 건 완성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대략적인 스케치 상태의 그림에 더빙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그런 화면을 보면서 이 정도 감정과 호흡을 만들어낸다는 건 정말 프로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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